'삼성'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가? 나는 '이건희' 회장이 먼저 생각난다. 아무래도 대기업은 기업 총수의 이미지가 깊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삼성하면 '이건희' 회장이 제일 먼저 떠오르기 마련 (지금은 이재용이 제일 먼저 떠오를지도..?)
하지만 '이건희'가 아닌 '이맹희'가 될 수도 있었다. '故이맹희'는 삼성가의 잊혀진 장자이다. 잊혀졌을 뿐이랴..? 삼성가의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배 생활까지 하게 된 그. 도대체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으로 시작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삼성의 이병철 회장에게 '비료 공장'을 시급히 세우라고 지시한다. 정부의 큰 특혜를 받을 것을 보장받은 이병철 회장은 비료 공장을 세우기 시작한다.
18개월만에 공장이 완공되었고, 이 공장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3만 톤의 비료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공장으로 삼성에 커다란 위기가 닥치게 된다.
비료 공장을 건설하는 동안 비료 생산을 위해 한국에 수입된 화합물들이 사카린 제조 공장으로 팔려나갔고, 그 과정에서 4만 달러의 부당 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은 엄청난 스캔들을 불러일으켰다. 그 유명한 국회의원 김두한의 '오물 투척 사건'이 이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사카린이나 처먹어라!'라며 오물을 투척한 '오물 투척 사건'은 신문에 대서특필되었으며,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게 된다. 결국, 이병철 회장은 이 사건의 책임을 질 사람을 찾게 된다.
그 사람은 이맹희, 이건희도 아닌 또 다른 아들 '이창희'였다.
'이창희'는 결국 부정부패 혐의로 5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병철은 사퇴하라는 압력을 받았고, 아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며 비료 공장의 지분 51퍼센트를 정부에 양도했다.
하지만, 이창희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출소하게되면 자신이 삼성가를 승계하게 될 것이라 생각 한 것. 하지만 그의 희망은 철저히 짓밟히게 된다. 전과자인 이창희를 회사의 적임자로 둘 수 없다는 것.
이창희는 분노하여 자신의 아버지가 소유한 부동산과 다른 자산을 낱낱히 밝히는 익명의 투서를 투고한다. 결국, 이창희는 삼성가에서 철저히 버림받는 아들이 된다.
그렇다면 이창희가 아닌 이맹희에게 삼성의 승계가 넘어가게 되는 걸까? 그것도 아니었다.
이병철 회장은 이맹희에게 기업을 이끌어갈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평소 폭력적이고 무절제한 그의 행실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이맹희는 한국의 한 기자에게 삼성의 유명한 책사, 홍진기를 사무실로 호출해 자기 앞에 무릎을 꿇게 하는 엄청난 굴욕을 주는 사건이 있다. 이에 이병철 회장은 회사의 경영을 이맹희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다.
결국, 이병철 회장은 결국 막내아들 이건희에게 회사를 물려주기로 결심했다. 이에 이맹희는 회고록에서 이렇게 밝혔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난 후에 느꼈던 그 갑작스러운 충격을 나는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 그 당시에 이미 아버지와 나 사이에 갈등이 있었지만, 여전히 나는 언젠가 아버지가 삼성의 경영권을 내게 물려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패배감과 좌절감에 빠져든 이맹희는 아버지와 지속적인 갈등을 겪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한적한 어촌 마을로 사실상 유배 생활을 강요받게 된다. 그곳에서 이맹희는 자신의 아버지가 모든 재정적인 지원을 끊었다고 말하며 가난한 생활을 이어갔다는 주장을 했다. (훗날 그는 유배 생활을 끝내고 CJ기업의 명예회장을 역임하게 된다.)
이에 한국의 한 비공식 전기작가는 18세기 조선왕조의 불화로 인한 역사적인 비극을 떠올리며 그를 '삼성의 사도세자'라고 불렀다.
[삼성 라이징]의 어두운 에피소드를 다뤄봤다. 재벌가의 어두운 면은 어느정도 잘 알려져있다지만, 이맹희란 인물이 있었는지도 몰랐던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사건으로 다가왔다. 사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은 좋지만 재벌이 되는 것은 싫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유배 생활은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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